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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100여명 살해한 이탈리아 마피아두목 출소

리키마루 2021. 6. 2. 18:31

이탈리아에서 마피아 재판을 맡았던 판사를 폭탄 테러로 살해한 것을 포함해 극악한 범죄로 복역 중이던 마피아 두목이 25년 만에 풀려났다.

조반니 브루스카(64)는 ‘인간 백정'(people slayer)으로 불린다. 그가 살해한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심지어 조폭 소탕에 최고 책임자였던 판사까지 살해했다. 그는 배신한 조직원의 11세 아들을 납치해 살해한 뒤 산(酸)으로 녹여 시신을 없애버리기도 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범행을 숱하게 저지른 브루스카가 최근 석방됐다. 

 

체포된 조반니 브루스카

 

 

브루스카의 가장 악명 높은 살인 행각 중 하나는 1992년 이탈리아 반(反)마피아 전쟁의 상징이었던 조반니 팔코네 판사를 암살한 것이다. 팔코네 판사는 친구 파올로 보르셀리노 판사와 함께 이탈리아판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1986∼1987년 진행된 ‘맥시 재판’을 통해 시칠리아 마피아 360명에게 총 2665년형 선고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992년 5월 23일 팔레르모 공항 인근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도로에 설치된 폭탄 400kg이 터지면서 현장에서 즉사했다. 그의 아내와 경호를 맡았던 경찰 3명도 숨졌다. 이때 폭탄을 터트린 것이 바로 브루스카였다. 보르셀리노 판사도 팔코네 암살 두 달 후에 자동차 폭발 테러로 사망했다.

 

 

그가 석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감 중이던 2000년부터 범죄 조직인 코사 노스트라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 감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의 협조로 코사 노스트라의 조직원과 살인자들을 대거 검거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루스카는 검찰에 협조하면서 "나는 평생 코사 노스트라에 조직원으로 일하면서 150명 이상을 살해했다"라며 "죽인 사람의 이름조차 모두 기억하지 못하겠다. 나는 짐승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던 브루스카가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 가족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우려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조반니 팔코네판사와 파올로 보리셀리노판사

 

판사 살해 당시 사망한 경호원의 아내는 "정부가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라며 "29년이 흘렀지만, 우리 가족을 파괴한 브루스카나 그가 저지른 살인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팔코네 판사의 여동생은 "인간적으로 본다면 그가 풀려난다는 사실 때문에 힘들다"라며 "그러나 수사에 협조한 마피아에 감형하는 것은 법에 따른 것이고 오빠도 이를 지지했기 때문에 법을 존중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사법 당국이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를 검거했던 경찰관은 "체포될 때 브루스카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브루스카가 모든 죄를 털어놨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브루스카의 석방은 이탈리아가 추구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배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숨쉬기 어려울 정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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